[시인들 세상]

봄날 /이동순

scholle 2014. 3. 17. 23:25

봄날 / 이동순

꽃은 피었다가
왜 이다지 속절없이 지고 마는가

봄은 불현듯이 왔다가
왜 이다지 자취없이 사라져 버리는가

내 사랑하는 것들도
언젠가는 모두 이렇게 다 떠나고

끝까지 내 곁에 남아
나를 호젓이 지키고 있는 것은  다만 빈 그림자뿐이려니

그림자여..
너는 무슨 인연 그리도 깊어
나를 놓지 못하는가

이 봄날엔 왜
그저 모든 것이 아쉬웁고 허전하고 쓸쓸한가

만나는 것마다 왜

마냥 서럽고 애틋한가

[Bochum:scholle/17.0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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