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편지 / 김남조

scholle 2014. 3. 22. 06:44

 

편지 /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