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보며 / 이성선]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아,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 바라보면
더 눈물 같은 빛남
가슴 어지러움 황홀히 헹구어 비치는 이 찬란함마저 가질 수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가난하랴
반달 / 이성선
반은 지상에 보이고 반은 천상에 보인다
반은 내가보고 반은 네가본다
둘이서 완성하는 하늘의 마음꽃
한송이 노을무덤 / 이성선
아내여 내가 죽거든 흙으로 덮지는 말아 달라
언덕 위 풀잎에 뉘여 붉게 타는
저녁놀이나 내려 이불처럼 나를 덮어다오
그리고 가끔 지나가는 사람 있으면 보게 하라
여기 쓸모없는 일에 매달린
시대와는 상관없는 사람 흙으로 묻을 가치가 없어
피 묻은 놀이나 한 장 내려 덮어 두었노라고
살아서 좋아하던 풀잎과 함께
누워 죽어서도 별이나 바라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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