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이 주절이]

엄지새 집을 새로 지었습니다..

scholle 2014. 5. 9. 05:41

고장난 뻐꾸기 시계로 만든 엄지새 집 앙증맞고 근사한 집에서

7.8 마리의 새 생명을 잉태하고 비를 막아 안전하게 새끼들을 키우게 하던 뻐꾸기 집이

십여년의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나무가 썩고 망가저 버렸습니다

엄지 손가락만해서 엄지새라고 이름 붙였더니

발음이 엉성한 독일사람들조차 엄쮜~쌔라고 부르는걸 보곤 낄낄거리며 웃던 엄지새..

너무 빨라서 사진찍기가 그렇게 힘들었던 새 몇년전에 올렸던 사진을 보면

순간 포착한 사진에 하얀 물체만 보일 정도로 빠른 엄지새

세월이 가니 모든게 망가집니다

새 집도 망가지고 정원의 테라스도 망가지고

계단도 망가지고..

숄래도 망가지고..ㅎㅎ

꽃도 나무도 속절없이 망가저 수없이 버렸습니다

삶은 그렇게 망가지고 버리면서 비우고 가는것인가 봅니다.

그래도 ...

오늘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사과나무가 아니라 저는 엄지새 집을 지어야 합니다..ㅎㅎ

몇년이 지나도 끝이 보이지않는 정원일에 시간에 쫒기고 힘은 들지만..

무언의 손길이 숄래를 그렇게 하도록 등을 떠 미네요!

아직도 할일은 태산같지만...

5월은 새들이 짝짖기를 하는 달이고 알을 낳아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합니다..^^

하루동안 꼬박 톱질 해가며 새로 만든 엄지새 집입니다

뻐꾸기 집처럼 멋은 없지만...

이제 숄래가 나이들면 더 못할것 같아서 이번 기회에 단단히 집을 지었습니다

지붕은 썩지말고 영원하라고 알루미늄 철판으로 깔았고

나무는 썩지 말라고 세번이나 방수칠을 했습니다

새가 구멍으로 들어갈때 힘들까 해서 커다란 나무새를 구멍 바로 밑에 부치고 잠시 쉴수 있도록 했습니다!

새끼들을 키우기위해 모이를 줒어오는 노고는

눈물이 날 정도로 지극 정성해서 함부로 집을 만들수가 없었네요!

이게 새로 지은 우리집이요"하고 내 세울수있도록

뻐꾸기 시계에서 뜯어낸 나무새들을 갖다부치고 멋을 냈습니다..^^

가끔씩 새집을 청소할수 있도록 문을 열고 닫을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숄래가 제일 고생해서 만들었네요!

바싹 마른 이끼풀들과 마른 풀들을 섞어서 저의 벼개 한귀퉁이를 찢고 솜을 조금 빼냈습니다..ㅎㅎ

옆지기가 알면 숄래는 이혼감이지만..ㅋㅋ

그래도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엄지새들이 그 작은 부리로 수백번을 왔다 갔다하며 둥우리를 만드는 수고는 안해도 되겠지요!

조심 조심 새집에 집어넣고 하루 더 햇볓에 바싹 말렸습니다.

하나의 새 생명이 탄생하기까진

신의 섭리에 의한 하나의 새 우주가 존재하게 됩니다

하물며 해마다 6.7 마리의 새 생명이 탄생하게 되니

신비한 우주의 자연과 섭리를 새 생명들이 느낄수있으니 얼마나 좋은가요!

새 생명을 탄생시킬수는 없지만 새들의 탄생을 도운 숄래는 축복받은 손이지요!..!^^ "

하나의 생명을 구하는 자는 세상을 구하는 것"이라고 말한 탈무드의 한 구절이 생각나는 날입니다.

Romanza / Granados 엔리케 그라나도스(Enrique Granados)

[Bochum:scholle/09.05.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