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 나희덕
문득 누군가 그리울 때
아니면
혼자서 하염없이 길 위를 걸을 때
아무 것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단풍잎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어질 때
가을에는 정말 스쳐가는 사람도 기다리고 싶어라
가까이 있어도 아득하기만 한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미워하던 것들도
그리워지는 가을엔
모든 것 다 사랑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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