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이 주절이]

Cuxhaven 의 휴양지 Döse

scholle 2014. 9. 7. 00:22

 

산문에 기대어... 오세영

 

산이 온종일 흰 구름 우러러 사는 것처럼 그렇게 소리 없이 살 일이다.

여울이 온종일 산 그늘 드리워 사는 것처럼 그렇게 무심히 살 일이다.

 

꽃이 피면 무엇하리요.

꽃이 지면 또 무엇 하리요.

오늘도 산문에 기대어 하염없이 먼 길에 바래는 사람아,

산이 온종일 흰 구름 우러르듯이 그렇게 부질없이 살 일이다.

물이 온종일 산 그늘 드리우듯이 그렇게 속절없이 살 일이다.

 

호텔의 야외식당 뒷마당에 뿌리내린 수없이 많은 버드나무가 얼마나 정겹던지요..! 식사는 늘 버드나무 아래에서 했네요!

방학이 끝난 늦은 휴가철 때문인지 아이들은 별로 볼수가 없고

주로 나이드신 부부들이 많이 오셨네요.! 모두가 저처럼 바다가 그리워서 오신 분들이겠지요!.

숄래가 묵고있는 호텔의 밤하늘에 달이 비추고있네요!

매일 쏫아지던 비가 이곳에 도착한 날부터 한여름 날씨로 바뀌었습니다

여행자에겐 맑고 햇볓나는 날씨가 얼마나 고마운지요!

 

북부독일의 해변을 수없이 돌아다녀도

결국은 다시 찾아 오는곳 Cuxhaven의 Sahlenburg입니다.

부모도 형제도 없고 고향조차 잃어버린 숄래가 찾아오는 유일한 고향(?)이기에...

걸어도 걸어도 끝이 안보이는 해변을 따라 끝없이 뻗어있는 길 길옆으론

어른 키만큼 자란 무성한 잡초만 가득하고

가끔 만나는 말과 소들의 풀을 뜯는 모습만 보이는곳...

3시간여를 무심히 걷다보니 돌아갈 길이 또한 멀어 포기할수밖에 없었던 끝없는 길.길.길

7년전에도 5년전에도 3년전에도 찾아왔건만

하나도 변하지않은 유일한 고향집 숄래를 반기는듯 몇송이 노란 들국화가 미소를 보냅니다.

어두어가는 바닷가의 출렁이는 파도소리는...

베토벤의 음악처럼...

아니 모짜르트나 슈만의 음악처럼 가슴을 젖게하는 행복한 슬픔이 함께 합니다.

온종일 바닷가에서 지내던 새들도

잠을 자기위해 숲속의 보금자리로 돌아 가려나 봅니다.

끝없이 새까맣게 날아 오르는 새들을 보며 이제 하루를 보내고 늦은밤까지

바닷가를 서성대던 숄래도 호텔로 돌아가야겟습니다.

 

바닷가를 거니는 이들을 위해

길옆으로 밝힌 불빛이 멀리까지 여운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갈메기도 가로등이 켜지기를 기다리는듯

저물어가는 석양속에 날개를 접고 휴식을 취하나 봅니다..

이제 돌아야겠습니다.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 하며 보낸 날들이 너무 길었는지

아이들이 자주 전화가 오네요!

서른살이 훌쩍 넘은 큰 아이가 보고싶다고

집으로 들려달라고 자꾸 보채기에 먼그곳에 들리기위해 이제 잠을 자 둬야 할것같습니다.

 

애비를 닮아가는지 복잡한 시내를 피해서

굳이 한적한 시골의 농가에 세를 얻어 살고있는 큰아이..

너무 조용해서 숨소리가 들릴정도의 고요함에 오히려 자식이 외로움을 느끼지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어제같던 봄과 여름의 싱그러운 느낌도 사라지고

어느덧 지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가을이 문앞에 서 있습니다.

지독했던 태풍으로 쓰러진 고목들이 2만 여그루라는데

손이 딸려 정리도 못한 공원의 수없이 쓰러진 많은 나무들로 인해

올가을은 공원마다 산책도 불가능 해 졌습니다.

집앞에 농장에 쓰러진 벼이삭들도

올해는 벼농사를 망친 농부들의 한숨소리와 함께 버려저 길게 누워있네요!

이곳의 가을은 너무 깊고 스산합니다!.

어디론가 또 가고 싶은 마음이 다가오는 가을의 무거움에 숨을 죽이고 잇습니다!

[Bochum:scholle/06.09.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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