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낀 거리"
꼭 유행가 가사 같은 일이..
2008년 새해초 부터 나에게 벌어질 줄이야.
2007년도의 마지막 밤을 조촐한 음식과 샴패인 으로
마지막 밤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복병을 만났다.
독일에는 운전자들이 감지도 하기전에
갑자기 고속도로가 거울처럼 얼어붙어 무심코 운전하던 사람들이
브래이크를 밟은 때에는 이미 늦어버린 상황이 종종 일어나곤한다
겨울에 만나는 이 상황을 번개처럼 얼어 붙는다는 표현으로 (Blitzeis)라고
독일 운전자들이 제일 무서워하고 조심 한다
그런데 ..
어제는 영 반대의 현상이 갑자기 일어났다
집으로 돌아가려 나와보니..
차 유리가 얼어붙고 안개가 몹씨 끼었지만
조심해서 가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출발을 했는데
조금씩 가다보니 시야가 갑자기 막히고 전혀 아무것도 볼수없을 정도로
안개 덩어리속으로 파묻히고 갑자기 장님이 되 버린것 처럼 1메타 앞도 볼수가 없다
세상에..
30년을 넘어 이땅에 살아 왔지만 이런 지독한 상황은 처음이다
날씨는 춥고 앞은 한치도 볼수없고...
차 안에서 마냥 있을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나마나 밤을 이자리에서 새우던가 아니면 죽기 살기로 앞으로 가야 할 일이다
이럴때 남자들의 결단이 그리고 용기가 필요한것 같다
발만 동동 구르는 옆지기를 안심부터 시키고..
밤새 불꽃놀이에 화약 냄새에 연기까지 자욱히 덮어버린 거리를
거북이가 엉금 거리듯 기어가기 시작했다
좀 더 잘 보기위해 열어놓은 창문으로 허연 안개 덩어리가
모세의 죽음의 연기처럼 스며들고
엉금 엉금 기다보니 30쎈티 앞에 고목나무가 서 있고
오른쪽으로 틀면 인도로 기어 올라가는 상황을 몇십번 씩이나 당하면서
천만 다행으로 집 까지 돌아왔다
덕분에 대견스러운(?)눈으로 뽀뽀까지 해주는 옆지기의 환대까지 받으며
금의환양 했지만..
(속으로는 겁이 더럭더럭 났음을 그리고 평상시에 잘 알던 길이 아니 었다면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집에 와서 긴장이 풀렸던가..
온 신경이 곤두서고 뼈마디가 욱신욱신해서
지금까지 뒹굴다가 오후 늦게 지금에야 떡꾹 한그릇을 겨우 비웠다...휴!
연초부터 죽을 고비를 넘겼으니 올 한해는 좋은해가 되려는가
노골노골한 정신으로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으니
조용한 음악이나 한곡 듣고 정신을 차리려 한다
2008년에는..
마음이 가난한 자들을 사랑 하시는 주님의 은혜와 축복이
모든이들의 가정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Bochum:scholle/02.01.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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