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끄적] 34

"우리 모두 가는 길에"

"우리 모두 가는길에 / 최성무" 저 멀리.. 밤구름 떠 있는 길에 후줄근히 서있는 그림자 하나 갈곳 없는 영혼이 길을 잃고 서있다 찬 바람 한번스치면 떨고있는 아픔이 등을 떠 밀고 아이들처럼 서투른 걸음으로 살아온 길들 허기진 욕망 움켜 잡고 사랑과 미움 행복과 불행의 조각들을 줏으며 비틀 거리며 걸어온 길 절망과 질곡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며 살아온 세월이 서럽게 입술을 깨문다 어차피 가야할 길 이라면 목 메이는길 아니던가 우리 모두 손잡고 떠나야 할 길이라면 후회의 길 아니던가 돌아서는 영혼이 고개를 떨군다

[끄적 끄적] 2007.02.28

C형에게 띠우는 편지"

C형에게 띠우는 편지 / 최성무 C형, 뵌지가 벌써 일년이 지났습니다 빨리도 가 버리는 세월.. 아쉬워 하기도 전에 그렇게 후딱 일년이 가 버렸습니다 그윽한 여인의 살 내음처럼.. 생동하는 봄의 향기를 느끼기도 전에 뜨거움의 열정과 화려함으로 허둥지둥 내달았던 여름의 한 복판에서.. 만족 위에 오는 깊은 공허감으로 차 오르는 가을을 처다보고 어느덧.. 겨울의 한복판에 팽개처진 자신을 보며 그렇게.. 일년을 살아온 삶이 허무감으로 색갈을 바꾸면 안절부절하며 그렇게 보낸 삶을 견딜수없어 하던 내게.. 어느날, 형께서 말씀했지요 최형! 사막이 그렇게 견딜수 없이 덥고 모질게 바람이 불어도 아름답게 견딜수 있음은.. 그 어딘가에 오아시스를 품고 있기 때문이지요. C형, 이제는 돌아 가렵니다. 평생의 방황이 행복..

[끄적 끄적] 2007.02.27

"뻐꾹이 시계"

뻐꾹이 시계 / 최성무 10 여년만에 만난 동생 헤어지기 섭섭해 공항에 나와 가만히 내손에 쥐어준 뻐꾹이 시계 반갑다고 ~ 쪼르르 뛰어나와 뻐꾹 뻐꾹 인사하던 뻐꾹이시계 10년 세월이 너무 길었나보다. 세월의 무개 못 이기고 어느날 슬그머니 뻐~~~꾸우우우 앙증맞은 모습 버리기 아까워 예쁜 새집 만들어 정원에 달았더니.. 엄지만한 새 한쌍 날아와 몇일을 들랑 거리며 의논하더니 예쁜 뻐꾸기 집 마음에 들었나보다. 부지런히 지푸라기 입에 물고와 보금자리 만들어.. 이제나 저제나 먹이 사다 걸어놓고 기다리는 마음 아랑곳 없이 몇일을 보이지 않아 내 마음 허전케 하더니 하얗게 눈온 추운 아침 안쓰러운 마음에 가 보았더니 고개를 쏘옥 내미네. 아~ 이 행복함이여.

[끄적 끄적] 2007.02.27

"세월"

세월 / 최성무 되 돌린 30년 시간 가슴에 안고 멀리서 찾아온 어릴때 친구 가슴 뛰는 보고픈 마음 새벽 커피 한잔에 그리움을 담고 숨가쁘게 달려온 길 그의 모습 보는 순간 울컥 치미는 아픔을 감추고 그 손을 어루만져 보지만 그 옛날 다정했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세월의 주름만 얼굴 가득하네 훌쩍 헤어지기 아쉬워 몇일동안 같이 한 여행은 아픔만 가슴에 남기고 돌아오는 길은 슬픔의 길. 목 메이는 길.

[끄적 끄적] 2007.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