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205

감각(Sensation) Arthur Rimbaud

감각(Sensation) Arthur Rimbaud 여름날 야청빛 저녁이면 나는 들길을 걸어가리라, 밀잎에 찔리고 잔풀을 밝으며 몽상가가 되어 발끝에 시원함을 느끼며 바람에 내 맨머리를 감기우리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하지만.. 끝없는 사랑만이 내 영혼에서 솟아나리라. 나는 멀리 멀리 가리라, 보헤미안 처럼. 여인과 함께 가듯 행복하게, 자연속으로...

[시인들 세상] 2018.10.20

그리운 얼굴들 / 찰스 램(Charles Lamb)

그리운 얼굴들 / 찰스 램(Charles Lamb) 내 어린 시절 즐거운 학창 시절에 내겐 소꿉친구 마음친구 다 있었지. 이제 다 가버리고 없어라, 그리운 그 얼굴들. 난 함께 웃어대고 떠들어댔었지. 마음 벗들과 밤늦도록 술을 마시며. 이제 다 가버리고 없어라, 그리운 그 얼굴들. 아리따운 여인과 한때 사랑도 했었어. 그녀의 문이 닫혀버려 더는 만날 수 없다네. 이제 다 가 버리고 없어라, 그리운 그 얼굴들 나의 벗 하나, 그보다 더 다정한 벗 있었을까. 난 배신자처럼 그 친구를 훌쩍 떠나고 말았네. 떠난 뒤로 그리운 얼굴들 곰곰이 생각하였지만. 난 유령처럼 어릴적 놀던 곳을 맴돌았지. 세상은 내가 건너야 할 사막만 같았네. 그리운 얼굴들 찾기 위해 건너야 할 내 진정한 벗, 형제보다 더한 벗이여. 왜 ..

[시인들 세상] 2018.07.26

바람-박경리

바람-박경리 흐르다 멈춘 뭉개구름 올려다 보는 어느 강가의 갈대 밭 작은 배 한척 메어있고 명상하는 백로 그림같이 오로지 고요하다. 어디서일까. 그것은 어디서일까 홀연히 불어오는 바람 낱낱이 몸짖하기 시작한다 차디찬 바람 보이지않는 바람 정수리에서 발끝까지 뚫고 지나가는 찬 바람은 존재(存在)함을 일깨워주고 존재의 고적(孤寂)함을 통고한다 아아. 어느 시원(始原)에서 불어오는 바람일까.

[시인들 세상] 2018.05.17

사랑하고 싶은 사람 / 이성선

사랑하고 싶은 사람 / 이성선 "물에다 몸을 비추고 있는 나무 둥치를 바라보다가 푸르름을 그 속에 오히려 더 깊이 펼친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황홀해 보여 나무 곁에 서서 나도 나무 아닌 사람으로 자신을 들여다 본다. 거울 속의 내 얼굴은 너무 잘 비치어 차라리 추하게 보이더니 물 속의 사내는 흔들림 속에 왠일로 조금은 슬프고 외로운 듯 깊고 멀리 있다. 그런 그 사내가 옛 사람처럼 갑자기 그리워져 모든 것 버리고 와락 달려들어가 껴안고 싶어진다.

[시인들 세상] 2017.12.03

당신의 음악 - 타고르

당신의 음악 / 타고르[Ihre Musik / Tagore] 당신께서는 어떻게 노래하는지 나는 알 길이 없읍니다. 고요한 기쁨 속에서 나는 늘 당신의 음악에 귀기울입니다. 당신께서 부르시는 노래 그 빛이 온 세상을 밝게 비칩니다. 당신의 음악 그 생명의 숨결이 하늘에 구비칩니다. 당신의 음악 그 성스러운 물결이 온갖 장애물을 넘어 달려갑니다. 내 가슴은 당신의 노래를 따르고자 얼마나 간절히 바랬던가! 그렇지만 헛되이 헤메일 뿐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말은 하지만 그 말이 노래로 변하지 않으니 다만 울 다름입니다. 당신께서는 나의 가슴을 당신의 끝없이 물결치는 음악의 함정에 빠지게 하셨읍니다.

[시인들 세상] 2017.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