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205

‘비 가는 소리’ 유안진 (1941~)

유안진 (1941~) 비 가는 소리 비 가는 소리에 잠 깼다 온 줄도 몰랐는데 썰물 소리처럼 다가오다 멀어지는 불협화의 음정 밤비에도 못다 씻긴 희뿌연 어둠으로, 아쉬움과 섭섭함이 뒤축 끌며 따라가는 소리, 괜히 뒤돌아 보는 실루엣, 수묵으로 번지는 뒷모습의 가고 있는 밤비 소리, 이 밤이 새기 전에 돌아가야만 하는 모양이다 가는 소리 들리니 왔던 게 틀림없지 밤비 뿐이랴 젊음도 사랑도 기회도 오는 줄은 몰랐다가 갈 때 겨우 알아차리는 어느새 가는 소리가 더 듣긴다 왔던 것은 가고야 말지 시절도 밤비도 사람도. 죄다.

[시인들 세상] 2017.07.14

잃고 얻은 것 Loss and Gainß_ Henry Wadsworth Longfellow

잃고 얻은 것 Loss and Gain_ Henry Wadsworth Longfellow 잃은 것과 얻은 것 놓친 것과 이룬 것 저울질 해 보니 자랑할 게 별로 없구나 내 아느니 많은 날 헛되이 보내고 화살처럼 날려 보낸 좋은 뜻 못 미치거나 빗나갔음을.. 하지만. 누가 이처럼 손익을 따지겠는가 실패가 알고 보면 승리일지 모르고 달도 기우면 다시 차오느니 When I compare What I have lost with what I have gained, What I have missed with what attained, Little room do I find for pride. I am aware How many days have been idly spent; How like an arrow the ..

[시인들 세상] 2017.07.02

겨울 바다 / 김남조

겨울 바다 /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불 물 이항 위에 불 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삶의 허무와 절망을 극복하는 의지 내용 절망 속에 힘들어하는 화자가 겨울 바다를 찾아 인생의 유한성을 인식하며 절망을 극복하고 진솔한 영혼과 희망을 소망하게 되는 심정을 노래했다. 죽음과 소멸로 상징되는 '허무의 불'이 시간 앞에 순응하며 기도의..

[시인들 세상] 2017.01.27

원시 / 오세영

원시 / 오세영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하지 마라. 내 나이의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멀어지는 일일 뿐이다. 네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읽기 위해선 이제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 늙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낸다는 것이다. 머얼리서 바라볼줄을 안다는 것이다

[시인들 세상] 2016.12.11

O World,O Life,O Time 오 세상이여! 인생이여! 시간이여!

O World, O Life, O Time (오 세상이여! 인생이여! 시간이여! ) Percy Bysshe Shelley (퍼시 비시 셀리) O World! O Life! O Time! 오 세상이여! 인생이여, 시간이여! on whose last steps I climb, 이들의 마지막 층계에 올라서 Trembling at that where I had stood before, 전에 섰던 곳 바라보니 온몸 떨리는구나 When will return the glory of your prime? 그대 청춘의 영광 언제 다시 돌아올까 No more O never more! 다시는 오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 Out of the day and night 낮으로부터 밤으로부터 A joy has taken fligh..

[시인들 세상] 2016.08.15

비 가는 소리 / 유안진(1941~)

비 가는 소리 / 유안진(1941~) 비 가는 소리에 잠깼다 온 줄도 몰랐는데 썰물소리처럼 다가오다 멀어지는 불협화(不協和)의 음정(音程) 밤비에 못다 씻긴 희뿌연 어둠으로, 아쉬움과 섭섭함이 뒤축 끌며 따라가는 소리, 괜히 뒤돌아보는 실루엣 같은 뒷모습의 가고 있는 밤비 소리, 이 밤이 새기 전에 돌아가야만 하는 모양이다 가는 소리 들리니 왔던 게 틀림없지 밤비뿐이랴 젊음도 사랑도 기회도 오는 줄 몰랐다가 갈 때 겨우 알아차리는 어느새 가는 소리가 더 듣긴다 왔던 것은 가고야 말지 시절도..사람도..

[시인들 세상] 201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