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205

"바람처럼 / 원영애'

바람처럼/ 원영애 그렇게 왔다 돌아가리라 흔적 없는 곳에서 무색처럼 보이지도 말고 스치고 지나가면 다시 고요해 지는 사바의 바다 건너 그렇게 돌아가리라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묻지도 않고 답하지도 않으리 모양 없는 모습에서 깃발처럼 흔들리다 풀잎 이슬 마르듯 그렇게 돌아가리라 왔던 길 모르듯이 가야할 길 묻지 않으리 바람이 나를 흔들면 버들처럼 흔들리다 그렇게 돌아 가리라

[시인들 세상] 2008.01.26

"그리움"

그리움 / 원영애 별빛 되어 오실까 봄이 되면 오실까 풀잎을 피워 놓고 꽃으로 오소서 봉우리에 맺힌 이슬 마르기를 기다리며 당신의 웃음이 얼마나 피어 날까 부푼 마음만큼 웃어 줄까 바람되어 지나 시구려 간절히 피운 꽃도 한때요 별 밤도 지새우면 그만인 것을 바람이니 한 자리에 머물겠소 기찻길 옆에서 뿜어내는 한숨 그리움의 벽을 허물며 끝없이 이어진 철길을 보오.

[시인들 세상] 2008.01.10

" 경음악 모음 "

구름같이 / 노천명 큰 바다의 한 방울 물만도 못한 내 영혼의 지극히 작음을 깨닫고 모래 언덕에서 하염없이 갈매기처럼 오래오래 울어보았소. 어느 날 아침 이슬에 젖은 푸른 밤을 거니는 내 존재가 하도 귀한 것 같아 들국화 꺾어들고 아름다운 아침을 종다리처럼 노래하였소. 허나... 쓴 웃음 치는 마음 삶과 죽음 이 세상 모든 것이 길이 못 풀 수수께끼이니 내 인생의 비밀인들 어이 아오. 바닷가에서 눈물짓고 이슬언덕에서 노래불렀소. 그러나.. 뜻 모를 인생 구름같이 왔다 가나보오 ​

[시인들 세상] 2007.09.05

"하늘과 땅이 만나"

"하늘과 땅이 만나"-이윤덕 / 재독 문인회 여민 옷깃 가만히 떨리는 호흡으로 벗겨놓고 하늘과 땅이 만나 새로운 하나를 만든다 예까지 오기 그리 힘들어 삼천리 강산 단풍이 환갑을 맞았는데 아직 하나 되기 까지는 뜨거운 입김보다 터질듯한 가슴 식혀내는 인고의 기다림이 필요할터... 살풋 살풋 솟구치는 수증기론 밥이 잘 되었는지 속단하기 이르듯 앞가슴 헤첬다고 조화된 사랑 빚어 지지 않듯이 서로 다른 삶이 하나 되기 까지는 눈빛으로만 전해질 믿음이 있어야 할때 원래 하나이니 하나 되자 외치려도 떨리는 호흡없이 스스로 그렇게 열리는 것은 함께 아님 살수없단 신뢰뿐인데 . 하늘과 땅이 만나 수놓은 무지게 어여쁜 파아란 강산은 겨래맘을 차지하고 삼천리 넘나든 우리네 맘 한번 훔처보니 누군가 뜨거운 입김으로 앞 가..

[시인들 세상] 2007.08.14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시 / 김재진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아프지 않고 마음 졸이지도 않고 슬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온다던 소식 오지 않고 고지서만 쌓이는 날 배고픈 우체통이 온종일 입 벌리고 빨갛게 서 있는 날 길에 나가 벌 받는 사람처럼 그대를 기다리네. 미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외롭지 않고 지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까닭 없이 자꾸자꾸 눈물만 흐르는 밤 길에 서서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네 걸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따뜻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시인들 세상] 2007.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