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205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 김영랑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 김영랑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돋쳐 오르는 아침 날빛이 빤질한 은결을 돋우네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마음이 도란도란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金永郞,1903~1950) 물소리 / 김영랑 바람따라 가지오고 멀어지는 물소리 아주 바람같이 쉬는 적도 있었으면 흐름도 가득 찰랑 흐르다가 더러는 그림같이 머물렀다 흘러보지 밤도 산골 쓸쓸하이 이 한밤 쉬어가지 어느 뉘 꿈에 든 셈 소리 없든 못할소냐 새벽 잠결에 언뜻 들리어 내 무건 머리 선뜻 씻기우느니 황금소반에 구슬이 굴렀다 오 그립고 향미론 소리야 물아 거기 좀 멈췄으라 나는 그윽히 저 창공의 銀河萬年을 헤아려보노니

[시인들 세상] 2016.01.29

Wer bin ich(나는 누구입니까)

Wer bin ich - Dietrich Bonhoeffer (1906-1945) Wer bin ich? Sie sagen mir oft, ich träte aus meiner Zelle gelassen und heiter und fest wie ein Gutsherr aus seinem Schloß. 나는 누구입니까? 흔히 말하기를, 감방에서 나오는 나의 모습이 마치 자기 성에서 나오는 영주 같이 침착하고 밝고 흔들림이 없다고 합니다. Wer bin ich? Sie sagen mir oft, ich spräche mit meinen Bewachern frei und freundlich und klar, als hätte ich zu gebieten. 나는 누구입니까? 흔히 말하기를, 간수들과 대화하는 ..

[시인들 세상] 2015.12.29

어느 날의 기도-디트리히 본훼퍼(Ein Gebet)

Ein Gebet - Dietrich Bonhoeffer In mir ist es finster, aber bei dir ist das Licht, ich bin einsam, aber du verlässt mich nicht, ich bin kleinmütig, aber bei dir ist die Hilfe, ich bin unruhig, aber bei dir ist der Frieden, in mir ist Bitterkeit, aber bei dir ist Geduld, ich verstehe deine Wege nicht, aber du weißt den rechten Weg für mich. 어느 날의 기도-디트리히 본훼퍼 저는 어둡지만, 당신에겐 빛이 있습니다. 저는 외롭지만, 당신은 저를..

[시인들 세상] 2015.12.28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기이하여라. 안개속을 거니는 것은! 모든 나무 덤불과 돌도 외롭다.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한다. 누구나 혼자이다. Seltsam, im Nebel zu wandern! Einsam ist jeder Busch und Stein, Kein Baum siect den andern, Jeder ist allein. 나의 삶이 아직 환했을 때 내게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다. 이제, 안개가 내려 더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Voll von Freunden war mir die Welt, Als noch mein Leben licht war. Nun, da der Nebel fallt Ist keiner mehr sichtbar. 어둠을, 떨칠 수 없게 조용히 모든 것으로부터..

[시인들 세상] 2015.10.09

여유 - W. H. Davies (1871~1940)

Leisure - W. H. Davies (1871~1940) What is this life if, full of care,We have no time to stand and stare No time to see,when woods we pass, Where squirrels hide their nuts in grass. No time to see,in broad daylight, Streams full of stars, like skies at night. 여유 - W. H. 데이비스 무슨 인생이 그럴까, 근심에 찌들어 가던 길 멈춰서 바라볼 시간 없다면.. 숲 속 지날 때 다람쥐들이 풀숲에 도토리 숨기는걸 볼 시간 없다면.. 한낮에 밤하늘처럼 별이 가득한 시냇물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시인들 세상] 2015.10.03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Tagore]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타고르] Zu diesem Zeitpunkt wusste nicht [Tagore] 연꽃 피던날 마음은 헤매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내 바구니는 비어 있는데 그 꽃을 찾아보지도 않았습니다 때때로 슬픔이 나를 찾아왔고 나는 꿈에서 깨어나 남녘 바람에서 불어오는 한 줄기 감미로운 향기를 맡았습니다 그 아련한 감미로움은 내 가슴을 그리움에 고통스럽게 했고 그것은 내게 성숙을 향해 나아가는 여름의 뜨거운 숨결로 느껴졌습니다 그것이 그렇게 가까이 있었음을 그것이 내 것이었음을 이 완벽한 감미로움이 내 자신의 가슴속에서 꽃피었던 것임을 그때는 정녕 알지 못했습니다.

[시인들 세상] 2015.10.03

아무도 알지 못하지 / 이정하

내 가슴 깊숙이 자리한 나뭇잎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 기다림으로 제 한 몸 붉게 물들이고 끝내는 싸늘한 땅으로 떨어지고야 마는 한 잎 나뭇잎, 그 나무잎을 알지 못하지. 내 마음을 흔들고 지나간 한 줄기 바람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 다시 온다는 한마디 말만 남기고 훌쩍 떠나버린 그대, 내 뼈 속 깊이 아픔으로 박혀있는 그대를 아무도 알지 못하지. 한 줄기 바람으로 스쳐 지나간 그대를 아무도 알지 못하지.

[시인들 세상] 2015.09.01

매미 소리 / 수야야

매미 소리 / 수야야 이 무더운 여름 네 소리 없음 얼마나 삭막할까 마는 개으름도 죄고 말고 박~박 고성방가는 어떻고.. 빛 볼 수 없는 땅속에서 굼벵이로 6년 살고도 다시 나무 그늘에서 소리만 지르고 있으니 뙤약볕 아래 땀 흘려 일하는 사람 많고 부지런한 부자는 하늘도 못 막는다 하였는데 개으름뱅이 너는.. 7일 삶도.. 나무 그늘 빌려 살고 옷 한벌도 족하고 말고 족하고 말고...

[시인들 세상] 201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