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쓸쓸함의 여정... / 김진학 사랑, 그 쓸쓸함의 여정... / 김진학 갈대 숲의 노래가 깊은 하늘아래 날리던 날 먼발치로 다가와 아름다운 눈동자 꽃잎 같은 향기로 머물던 이 사랑은 하늘만큼... 그리움은 땅만큼... 내가 있어 행복하다 하신 하늘만큼이나 사랑하는 이 아름다운 영혼의 친구로 머물던 땅만큼 그리운 이 붉다 못해 검어진 내 쓸쓸한 장미의 노래는 어디로 가야 할까 타다 못해 검어진 내 그리움의 여정은 어디서 쉬어 갈까.. [시인들 세상] 2014.09.13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 나희덕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 나희덕 문득 누군가 그리울 때 아니면 혼자서 하염없이 길 위를 걸을 때 아무 것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단풍잎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어질 때 가을에는 정말 스쳐가는 사람도 기다리고 싶어라 가까이 있어도 아득하기만 한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미워하던 것들도 그리워지는 가을엔 모든 것 다 사랑하고 싶어라 [시인들 세상] 2014.08.14
다시스(Tarshish)로 가는 배 / 山海鏡.. 다시스(Tarshish)로 가는 배 / 山海鏡 아랫돌 빼면 윗돌 와르르 무너질 모래 위에 세운 집 하루하루 어름사니같이 사는 세상! 뒤집힌 세월호에 요나가 탔었던가 모든 것 잃고 나서 뉘우치며 통곡하네 앞 뒤로 높은 절벽 날로 더 위태한데 한마음 한뜻으로 작은것 부터 새롭자 샛강 그리고 노을 / 山海鏡 한 낮의 햇살이 나뭇잎의 상형문자를 읽으며, 피라미 등을 쓰다듬다 돌아가고 저만치 밤의 눈들이 천 개의 이야기를 들고 산을 가만가만 내려올 때 저, 들판을 건너온 한 줄기 바람이 샛강의 갈대를 흔드는 것은 고운 노을에 그만 슬퍼졌기 때문일까. 옛 생각, 나도 몰래 귓볼 엷게 물들어 나뭇잎 편지 한장 그리움에 부치네 중력 / 산해경 무고한 채찍 등을 타고 흘러내리던 그 액체가 지금 들고 있는 잔에 넘치고 있.. [시인들 세상] 2014.07.23
내가 좋아하는 길은 / 한수수 내가 좋아하는 길은 / 한수수 내가 좋아하는 길은 넓고 탄탄한 큰길이 아니다. 차를 타고 달릴 수 있는 포장도로가 아니다. 넓은 물이 소리없이 흐르는 강 옆 풀밭에 사람들이 여러해 밟고 다녀 흙이 다져저 드러난 한줄기 좁고 긴 오솔길이다. 길에서 마주치는 작은 새들에게 말을 건네고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고개를 숙이리라. 강건너 먼 산들의 능선을 바라보면서 길 옆에 앉아 쉬기도 하리라. 남보다 오래 걸려 멀리 가지 못했는데 이제 시간이 끝났으니 길에서 내려오라 하고 왜 그것 밖에 못갔느냐 묻는다면 나는 그곳에 찾아온 새들과 이야기하고 그 강과 산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왔노라 기쁘게 말하리라 [시인들 세상] 2014.07.01
그대 앞에 봄이있다 / 박종해 그대 앞에 봄이있다 / 박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번이랴. 그런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곳에 묻어 두어야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일 또한 그와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않고 낫게 낫게 밀물져야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않은 사랑이 어디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있다 [시인들 세상] 2014.05.28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 A.푸쉬킨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 A.푸쉬킨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그 사랑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서 불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랑으로 인해 더 이상 당신을 괴롭히지는 않겠습니다. 슬퍼하는 당신의 모습을 절대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말없이, 그리고 희망도 없이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때론 두려워서, 때론 질투심에 괴로워하며 오로지 당신을 깊이 사랑했습니다. 부디 다른 사람도 나처럼 당신을 사랑하길 기도합니다. [시인들 세상] 2014.05.28
비상하기 좋은 날 / 山海鏡 [까마귀가 나는 밀밭 / 빈센트 반 고흐의 마지막 유작] 비상하기 좋은 날 / 산해경(山海鏡) 코발트색 쉬르와즈 (sur Oise)에 7월이 오면 해마다 찾아오는 손님 구름 그림자 들판을 쓸고 어지러이 까마귀가 나는 밀밭 거기 아벨의 피같이 검붉은 흙에서 어머니의 묵은 젖내가 난다 거친 붓 진정하려 잠시 눈 감아도 굽이쳐 흩어지는 오렌지색 밀 향기 뭉클 뭉클 서럽게 솟아나는 그리움 흙으로 가라 흙으로 가라 밀밭이 속삭인다 [시인들 세상] 2014.05.24
감각 / 아르뛰르 랭보(Arthur Rimbaud) 감각 / 아르뛰르 랭보(Arthur Rimbaud) 푸른 여름날 상쾌한 저녁이면 오솔길을 가리라 밀 잎에 찔리며 잔 풀을 밟으며 꿈꾸듯 내딛는 걸음마다 신선한 그 푸름을 느끼리라 바람이 내 머리카락을 흐트러 뜨리도록 내버려 두리라 말하지 않으리. 아무것도 생각하지않으리. 하지만 끝없는 사랑이 내 영혼속에서 솟아 오르리니 나는 가리라. 저 멀리 보헤미안처럼 마치 연인과 함께 가듯 가슴 벅차게 자연속으로... Eric Satie의 Gymnopedie No.1을 새롭게 편곡한 Michael Dulin. 마국태생으로 줄리아드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정통 엘리트 코스를 거친 피아니스트이다. 베토벤을 카네기 홀에서 연주했던... 대학시절 'The Alys Robinson Stephens Piano Prize'를.. [시인들 세상] 2014.05.17
잃어버린 날들의 그리움 / 나상국 잃어버린 날들의 그리움 / 나상국 비 오는 거리에 서서 잃어버린 파란 하늘의 앙망(仰望) 속울음 그 어두운 그림자 잡념과 뒤엉킨 수많은 생각도 가슴 시리게 말없이 젖어드는 날 물안개 산기슭 타고 오르던 그리움 가득한 추억 날은 저물어 갈곳 잃은 내 영혼 거리를 헤맨다 떠날 수 없음에 떠나지 못한 엉거주춤한 망설임에 긴 날을 아파하며 살아가는 날들의 그 처연함 나 이제.. 발 동동 구르며 서성거렸던 그날의 추억 찾아 떠나 보리라.. Ferdinand Ries Piano Concerto No.3 in C#Minor, Op.55 [시인들 세상] 2014.05.10
사랑보다 아름다운 것 / 버지니아 울프 사랑보다 아름다운 것 / 버지니아 울프 고독한 나는 내가 믿는 것처럼 믿지 못하고 그대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를 못합니다. 고독한 나는 남들이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하지를 못합니다. 그러나 그대처럼 언젠가는 나도 죽을 것이고 그전에 더 이상은 망설이지 않고 그대를 사랑할 것입니다 그대와 내게는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란 없습니다. 그대의 사랑은 그대가 내 우주를 채울 때에만 피어납니다. 그대의 흔들리는 마음도 나의 사랑을 위해서만 삽니다. [An die Musik D.547] [시인들 세상] 2014.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