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205

하얀 달 (La lune Blanche) Paul Verlaine(1844~1896)

하얀 달 (La lune Blanche) Paul Verlaine(1844~1896) La lune blanche luit dans les bois de chaque branche part une voix sous la rame... bien-aime. L'tang refte, profond miroir, la silhouette du saule noir ole vent pleure... Rvons; c'est l'heure. Un vaste et tendre apaisement semble descendre du firmament que l'astre irise... C'est l'heure exquise. 하얀 달이 숲에 빛나고 가지마다 소근 거리는 소리 우거진 나뭇잎 그늘에서 아~내 사랑이여 연못 ..

[시인들 세상] 2014.05.06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Henry Wadsworth Longfellow)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Henry Wadsworth Longfellow (1807년~1882년)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항상 푸른 잎새로 살아가는 사람을 오늘 만나고 싶다. 언제 보아도 언제나 바람으로 스쳐 만나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 밤하늘의 별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온갖 유혹과 폭력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언제나 제 갈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의연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언제나 마음은 하늘로 열고 사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오늘 거친 삶의 벌판에서 언제나 청순한 사람으로 사는 사슴같은 사람을 오늘 만나고 싶다. 모든 삶의 굴레 속에서도 비굴하지 않고 언제나 화해와 평화스러운 얼굴로 살아가는 그런 세상의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에 ..

[시인들 세상] 2014.05.06

아주 잊지는 말아요 / 김 용 화

아주 잊지는 말아요 / 김 용 화 적당한 이유야 있겠지만 서로를 잊고 산다는 것이 서글퍼 질 때가 있습니다. 문득 목소리가 듣고 싶었습니다 잊지 않기위해 낙엽같은 추억을 떠올리며 불쑥 전화를 합니다. 잘 살고 있다하고 꽃향기같은 인사를 끝냈습니다. 어쩌면.. 푸른 추억을 찾는 일이 삶의 정원을 지키는 일은 아닌지요.. 부디, 아주 잊지는 말아요... 영혼의 짝을 만나기까지 사람은 외로운 존재다. 영혼의 짝을 만난 다음에도 사람은 역시 외로운 존재다

[시인들 세상] 2014.05.04

구름같이 / 노천명

구름같이 / 노천명 큰 바다의 한 방울 물만도 못한 내 영혼의 지극히 작음을 깨닫고 모래 언덕에서 하염없이 갈매기처럼 오래 오래 울어보았소. 어느 날 아침 이슬에 젖은 푸른 밤을 거니는 내 존재가 하도 귀한 것 같아 들국화 꺾어들고 아름다운 아침을 종다리처럼 노래하였소. 허나.. 쓴웃음 치는 마음 삶과 죽음이 세상 모든 것이 길이 못 풀 수수께끼이니 내 인생의 비밀인들 어이 아오. 바닷가에서 눈물짓고 이슬언덕에서 노래 불렀소. 그러나.. 뜻모를 인생 구름같이 왔다 가나보오

[시인들 세상] 2014.04.29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 이기철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 이기철 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 놓아 보렴 입던 옷 신던 신발 벗어 놓고 누구의 아비 누구의 남편도 벗어 놓고 햇살처럼 쨍쨍한 맨몸으로 앉아 보렴 직업도 이름도 벗어 놓고 본적도 주소도 벗어 놓고 구름처럼 하이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그러면 늘 무겁고 불편한 오늘과 저당 잡힌 내일이 새의 날개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벚꽃 그늘 아래 한 며칠 두근거리는 생애를 벗어 놓아 보렴 그리움도 서러움도 벗어 놓고 사랑도 미움도 벗어 놓고 바람처럼 잘 씻긴 알몸으로 앉아 보렴 더 걸어야 닿는 집도 더 부서져야 완성되는 하루도 동전처럼 초조한 생각도 늘 가볍기만 한 적금 통장도 벗어 놓고 벚꽃 그늘처럼 청정하게 앉아 보렴 그러면.. 용서할 것도 용서받을 것도 없는 ..

[시인들 세상] 2014.04.25

집으로 가는 길 / 신경림

집으로 가는 길 / 신경림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석양 비낀 산 길을.. 땅거미 속에 긴 그림자를 묻으면서.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르고 콧노래 부르는 것도 좋을게다. 지나고 보면 한결같이 빛 바랜 수채화 같은것 거리를 메우고 도시에 넘치던 함성도 물러서지 않으리라 굳게 잡았던 손들도 모두가 살갗에 묻은 가벼운 티끌 같은것 수백 밤을 눈물로 새운 아픔도 가슴에 피로 새긴 증오도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그것들 모두 땅거미 속에 묻으면서. 내가 스쳐온 모든것들을 묻으면서.

[시인들 세상] 2014.04.24

작은 꽃 하나 -푸쉬킨(Alexander Pushkin)

Alexander Pushkin Russin Poet(1799~1837) [작은 꽃 하나 -푸쉬킨] 작은 꽃 하나 바싹 말라 향기를 잃고 책갈피 속에 잊혀져 있네 그것을 보니 갖가지 상상들로 어느새 내 마음 그득해지네 어디에서 피었을까? 언제? 어느 봄날에? 오랫동안 피었을까? 누구 손에 꺾였을까? 아는 사람 손일까? 모르는 사람 손일까? 무엇 때문에 여기 끼워져 있나? 무엇을 기념하려 했을까? 사랑의 밀회일까? 숙명의 이별일까? 아니면.. 고요한 들판, 숲 그늘 따라 호젓하게 산책하던 그 어느 순간일까? 그 남자 혹은 그 여자는 아직 살아 있을까? 지금 어디서 살고 있을까? 이미 그들도 시들어 버렸을까? 이 이름 모를 작은 꽃처럼.. [잠 안오는밤에 쓴 시- 푸쉬킨] 불을꺼도 잠은 오지않고 사방엔 어둠..

[시인들 세상] 2014.04.15

용서의 기쁨 ... 이해인

용서의 기쁨 ... 이해인 산다는 것은... 날마다 새롭게 용서하는 용기 용서 받는 겸손이라고 일기에 썼습니다 마음의 평화가 없는 것은 용서가 없기 때문이라고 기쁨이 없는 것은 사랑이 없기 때문이라고 나직이 고백합니다 수백 번 입으로 외우는 기도보다 한 번 크게 용서하는 행동이 더 힘있는 기도일 때도 많습니다 누가 나를 무시하고 오해해도 용서할 수 있기를 누가 나를 속이고 모욕해도 용서할 수 있기를 간절히 청하며 무릎을 꿇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은 용서하는 기쁨 용서받는 기쁨입니다

[시인들 세상] 2014.04.08

산속에서의 하룻밤 / 이상국

산속에서의 하룻밤 / 이상국 해지고 어두워지자 산도 그만 문을 닫는다 나무들은 이파리 속의 집으로 들어가고 큰 바위들도 팔베개를 하고 물소리 듣다 잠이 든다 어디선가 작은 버러지들 끝없이 바스락거리고 이파리에서 이파리로 굴러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에 새들은 몇번씩 꿈을 고쳐 꾼다 커다란 어둠의 이불로 봉우리들을 덮어주고 숲에 들어가 쉬는 산을 별이 내려다보고 있다 저 별들은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기나 하는지 저항령 어둠속에서 나는 가슴이 시리도록 별을 쳐다본다

[시인들 세상] 2014.04.03

겨울 포플러 / 홍윤숙

겨울 포플러 / 홍윤숙 나는 몰라 한 겨울 얼어붙은 눈밭에 서서 내가 왜 한 그루 포플러로 변신하는지 내 나이 스무 살 적 여린 가지에 분노처럼 돋아나던 푸른 잎사귀 바람에 귀앓던 수만 개 잎사귀로 피어나는지 흥건히 아랫도리 눈밭에 빠뜨린 채 침몰하는 도시의 겨울 일각(一角) 가슴 목 등어리 난타하고 난타하고 등 돌리고 철수하는 바람 바람의 완강한 목덜미 보며 내가 왜.. 끝내 한 그루 포플러로 떨고 섰는지 모든 집들의 창은 닫히고 닫힌 창안으로 숨들 죽이고 눈물도 마른 잠에 혼불 끄는데 나는 왜 끝내 겨울 눈밭에 허벅지를 빠뜨리고 돌아가지 못하는 한 그루 포플러로 떨고 섰는지..

[시인들 세상] 2014.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