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세상] 205

후조(候鳥) - 김남조

일본 규슈[九州]에서 여학교를 마치고, 1951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마산고등학교·이화여자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성균관대학교 강사를 거쳐 1954년부터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사범대학 재학 때인 1950년 연합신문]에 [성숙][잔상 殘像]을 발표하여 문단에 나왔다. 첫 시집 [목숨](1953)에서는 인간성의 긍정과 생명의 연소(燃燒)를 바탕으로 한 정열을 읊었으며, 그녀의 시에 있어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것은 가톨릭의 박애정신과 윤리라고 할 수 있다. 인간 내면의 목소리로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노래했고, 갈고 닦은언어를 통한 유연한 리듬과 잘 짜인 시형의 아름다움은 읽는 이에게 친숙한 느낌을 준다. 후조(候鳥) - 김남조 당신을 나의 누구라 말하리. 나..

[시인들 세상] 2013.08.18

고정희 / 하늘에 쓰네

고정희(高靜熙) 詩 / 하늘에 쓰네 (1948~1991) 하늘에 쓰네 그대 보지 않아도 나 그대 곁에 있다고 하늘에 쓰네 그대 오지 않아도 나 그대 속에 산다고 하늘에 쓰네 내 먼저 그대를 사랑함은 더 나중의 기쁨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내 나중까지 그대를 사랑함은 그대보다 더 먼저 즐거움의 싹을 땃기 때문이리니 가슴속 천봉에 눈물 젖는 사람이여 끝남이 없으니 시작도 없는 곳 시작이 없으니 멈춤 또한 없는 곳 수련꽃만 희게 희게 흔들리는 연못가에 오늘은 봉래산 학수레 날아와 하늘 난간에 적상포 걸어놓고 달나라 광한전 죽지사 열두 대의 비파에 실으니 천산의 매화향이 이와 같으랴 수묵색 그리움 만리를 적시도다 만리에 서린 사랑 오악을 감싸도다 그대 보지 않아도 나 그대 곁에 있다고 동트는 하늘에 쓰네 그대 오..

[시인들 세상] 2013.07.20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

살아 숨쉬는 모든것들의 고뇌와 고통을 형상화한 작품 Bochum 시내의 음악연주회당 한구석에 있는 이 조각작품은.. 진흙속에 발을 담고 빠저 나올수없는 인간의 원죄를 표현한 작품으로 벽마다 돌아서서 한숨짖는 인간의 아픔이 보이는듯 합니다 우리가 "삶"이라는 공동운명체속에서 그 누구도 특별하지않고 모두가 같은 운명이라는것을 인식하고 살면 더 바람직한 사회가 되지않을까 해서 올려봅니다. 가운데 한마리의 말이 빠저나오려 안깐힘을 하고있는 주위에 여기저기 고민하고 고통받는 인간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작가가 한 말이라네요! 한시간만 한사람 한사람 관찰하고 확인하다보면 나자신이 서 있는곳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라고...!!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시인들 세상] 2013.06.30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 유안진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 유안진 슬퍼지는 날에는.. 어른들아.어른들아 아이로 돌아가자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 가서 간밤에 떨어진 별똥 주우러 가자 사랑도 욕스러워 외로운 날에는 차라리 아무것도 아닌 것을 물어보자 개울가의 미나리 아재비 물봉숭아 여린 꽃이 산기슭의 패랭이 엉겅퀴 산나초가 어째서 별똥 떨어진 그 자리에만 피는가를.. 어른들아. 어리석은 어른들아 사는 일이 참말로 엄청 힘들거든 작고도 단순하게 경영할 줄도 알아야지 작아서 아이같은 고향마을로 가서 밤마다 떨어지는 별똥이나 생각다가 엄마 누나 무릎 베고 멍석자리 잠이 들면 수모도 치욕도 패배도 좌절도.. 횃불꼬리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 찬란한 별똥별이 되어주지 않을꺼나? [Bochum:scholle/29.06.2013]

[시인들 세상] 2013.06.29

6월의 시 - 김남조

6월의 시 - 김남조 어쩌면 미소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고마운 햇빛은 기름인양 하고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에 빗발쳐 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잔 물결 큰 물결의 출렁이는 바단가도 싶고 은 물결 금 물결의 강물인가도 싶어 보리가 익어가는 푸른 밭 밭머리에서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시를 쓰자 맑고 푸르른 노래를 적자 [Bochum:scholle/24.06.2013]

[시인들 세상] 2013.06.24

뻐꾹새, 고향 / 박두진

뻐꾹새, 고향 / 박두진 손아금을 둥글게 두 손바닥 한데 모은 엄지가락 사이 입김 세게 불어넣어 뻑뻑꾸욱, 뻑꾹, 숲을 향해 불며 불며 어린 날을 살았다. 한나절 고향 햇볕 금빛 되려 적막한 어릴 때 그 가슴 설렌 뻑꾹 소리, 그 소리 불러도 또 불러도 화답소리 안 오고, 어쩔꼬 나 되돌아가 어린 날의 그리움 숲 속으로 들어가며 뻑뻑꾸욱, 또 뻑꾹 전설처럼 누에 하나 핏빛 딸기 붙이고 불러도 대답 없는 그리운 이 그이 찾아 헤맨 뻑꾹처럼 울어 예었었다. [Bochum:scholle/16.05.2013]

[시인들 세상] 2013.05.16

코 고는 아내 / 이재금

코 고는 아내 / 이재금 먼산, 부엉새 소리에 잠 깨어 뒤척이는데 지겨워라. 집사람 코 고는 소리 몹씨도 성가시더니 오랫만에 친정집 옷투정하며 훌쩍 떠나버린 빈자리 코 고는 소리없어 잠 오지 않는다 한평생 살 맞대고 살면 미움도 쌓여 결 고운 사랑 되는가! 문득 텅빈 방 귀뚜라미 소리 늦가을 벌판처럼 텅 비었다 [Bochum:scholle/11.05.2013]

[시인들 세상] 2013.05.11

[ 어느 아프리카 소녀가 쓴 "시"]

[ 어느 아프리카 소녀가 쓴 "시"] 태어날 때 내 피부는 검은색 자라서도 검은색 태양 아래 있어도 검은색 무서울 때도 검은색 아플 때도 검은색 죽을 때도 나는 여전히 검은색이죠. When I born, I Black When I grow up, I Black When I go in sun, I Black When I scared, I Black When I sick, I Black And When I die, I still Black 그러데 백인들은 태어날 때는 분홍색 자라서는 흰색 태양 아래 있으면 빨간색 추우면 파란색 무서울 때는 노란색 아플 때는 녹색이 되었다가 또 죽을 때는 회색으로 변하잖아요. And You, White fellow When you born,you Pink When you gr..

[시인들 세상] 2013.04.28

그대는 들리시나요/ 최영호

그대는 들리시나요/ 최영호 일렁이는 정적 사이로 아득한 슬픔의 질량을 가르며 별은 떠 올라 손등 닳도록 눈물을 훔치고 잠들지 못한 고독의 눈자위로 별빛 젖어들어 몸 뒤척이는 오늘 같은 불면의 밤마다 나의 머리맡에서 흐느끼던 한 자락 바람은.. 버거운, 몇 조각의 그리움을 털어 내며 덜커덩 덜커덩 추억 속을 구릅니다 들리시나요! 아스라이 스며들어 그대의 방문 앞을 서성이다가 목놓아 목놓아 이름 부르는 소리 그 바람 소리 들리시나요.. [Bochum:scholle/07.04.2013

[시인들 세상] 2013.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