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못드는 새벽녁에 (12월의 일기중에서)
주룩 주룩.. 새벽비 오는소리에 잠이 깻나보다 회색빛 하늘은 무겁게 가라 앉아 있는데.. 어디선가! 시간을 알리는 성당의 새벽 종소리가 흐미하게 들리고 아침을 시작하는 새들의 날개짖 소리가 요란하다 문득, 오한(惡寒)처럼 스며오는 텅빈 시간의 차거운 감촉(感觸)들이 아우성을 치며 스멀스멀 가슴으로 기어들고.. 밤 늦게까지, 재봉틀을 돌리던 부지런한 옆지기가 새벽의 곤한 단잠에 꿈속길을 걷고 있는지 가끔씩 흥얼대는 소리만 들릴뿐 온 세상이 조용하다, 감기 같은것엔.. 별로 신경도 안쓰고 무시하고 살았던 몸이 언제부턴가!.. 작은 증상에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사람은 이렇게 늙어가나보다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느날인가.. 따뜻한 정(精)을 주고 살았던 주위분들이 한분씩 한분씩 안 보이기 시작한 날..